30여년전 집사람과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유소년기를 보내던 잠실. 늘 곁에 있어 몇 걸음만 내딛디면 석촌호수였는데, 지금은 2호선을 타고 잠실역으로 향한다. 한강을 건너는 지하철 풍경이 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초등학교 시절까지 잠실 4단지 아파트가 재건축을 들어가기 전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시간 날 때마다 거닐던 석촌호수. 강동구로 이사해서도 잊지 못해 일주일에 두세번씩 찾곤 했었고 어떨 때는 시간반 넘게 걸어서 석촌호수에 오곤 했었는데 몸이 떠나니 마음은 굴뚝 같아도 쉬 발걸음이 닿지 않는 것 같다. 벌써 3년의 시간이 지나 이렇게 찾게 되었다. 석촌호수! 그동안 잘 있었나?
장인 어른께서 항상 집에 오시면 주말 풍물놀이는 꼭 보셨었는데 굳건히 닫힌 문을 보니 마음 한켠이 아른하다.
혼잡한 차도에서 한 블록만 내려오면 복잡한 생각들이 마음이 안정되고 정리가 되어 새로운 힘을 받곤 했었던 이 곳. 역시 오늘도 아득하니 포근히 감싸주며 맞이해 준다.
송파의 명물이 국내뿐만아니라 국제 관광지로 변모케한 롯데타워가 당당히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는 없어졌지만 큰놈이 어릴적 지어준 넨네(삼손 그네). 넨네 보러가자고 손을 이끌던 추억이 눈에 떠오른다.
전에 보지 못했던 다리가 놓여있었다. 2019년 봄에 세워졌다고 하니, 짧게 산책을 하고자 하는 산책객들에게는 안성맞춤으로 잘 만들었다.
벽화는 약간 퇴색되어 보기가 그랬는데 사진에 담고 보니 꽤 괜찮은 것 같다. 건너편에는 송파의 역사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것들을 보면서 40년전 집사람이 처음 이 곳에 이사와서 버스를 타기 위해 진흙더미의 석촌호수와 허허벌판이었던 롯데월드 등등 자주 듣는 추억의 얘기이지만 들을 수록 새로웠다.
호수위의 피아노라는 곳에 한 학생이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멜로디는 알겠는데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젊었을 때는 키타도 치고 하모니카도 막내와 같이 불어보기도 했었는데...
내 추억의 한페이지 중 최고의 행복을 함께 같이 했던 석촌호수.
다시 볼 수 있어 고마웠다.
이제 언제 또 올 수 있을려나...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영토, 독도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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